33. 헌재결정의 절차적 정당성

훗날의 역사에 2004년도는 국민적인 헌법 학습의 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헌법재판소가 법률의 위헌 여부를 결정한 사례가 한두 건이 아니지만, 대통령 탄핵심판이나 이번 행정수도특별법 위헌 결정만큼이나 국민적 관심을 끌었던 것은 없었을 것이다. 그 정치·사회·경제적 파급 효과가 지대하기 때문에 이 두 결정은 헌법과 그에 대한 해석, 적용의 중요성을 온 국민에게 일깨워주었으며, 헌법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생활 가까이에서 국가적 중대사의 정당성과 타당성의 준거로 작동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금년처럼 50여년 헌정사에서 우리나라가 ‘입헌’ 공화국임을 실감할 수 있었던 적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