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기는 고분의 전성기라고 불러도 좋다. 고구려 태왕릉과 장군총, 신라의 황남대총․금관총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A)기중기나 화물차도 없는 당시에 이러한 고분을 축조하려면 막대한 노동력이 필요했을 것이다. 대형 고분들은 수도의 중심부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다. (B)위풍당당한 고분들은 왕실이나 귀족 가문이 그들의 위세를 뽐내면서, 안으로는 피지배층에게 지배의 정당성을 강변하는 데 이용되었으며 밖으로는 국력을 과시하는 수단이기도 하였다.

  그런데 6세기에 들어 이러한 인식이 변화하게 되었다. (중략) 신라의 경우 법흥왕 대부터는 왕릉을 만드는 곳이 평지에서 산으로 옮겨지고 있는데, 이러한 변화는 구조상으로 (C)돌무지덧널무덤에서 굴식돌방무덤으로 변화하는 추세에 짝한다. 굴식돌방무덤에서는 부장품의 양도 매우 줄어들고 있다. 따라서 (D)굴식돌방무덤의 출현은 인력과 물자의 동원을 최소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는 (E)불교의 영향을 빠뜨릴 수 없다. 인력과 물자를 낭비하지 말고 불교식으로 화장할 것을 당부한 문무왕의 유언에서 당시의 사정을 알 수 있다.

『문답으로 엮은 한국고대사 산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