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 : 사람에게 측은해 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사양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고, 시비를 가리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

을 : 요(堯)나 우(禹)도 나면서부터 성인(聖人)이 아니요, 본성을 변화시켜 수양을 거듭함으로써 성인이 된 것이다. 사람은 나면서부터 모두 똑같이 소인(小人)인데, 만일 스승이 없고 예법이 없다면 오로지 사사로운 이익밖에 보이는 것이 없을 것이다.

옛날 거문고 연주 실력이 달인의 경지에 이른 백아(伯牙)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에게는 종자기(鍾子期)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병으로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그러자 백아는 다시는 거문고를 연주하지 않겠다며 거문고의 현을 끊어 버렸다. 사람들이 그 이유를 묻자, “내 거문고 소리를 알아주는 사람은 종자기뿐이었는데, 이제 그가 없다면 누구도 내 마음을 알아줄 사람이 없을 것이다. 다시는 거문고를 연주하지 않겠다.”라고 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