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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폐사지에서 꾸는 꿈-문막 섬강가
닉네임 바람따라    조회 4813회, 작성일:2004-12-15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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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막 여주 지방의 폐사지들-흥법사지, 법천사지, 거돈사지





우연히 눈에 밟힌 거돈사지에 대한 기사를 읽고 나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십년도 더 된 꽃다지가 들판 가득했던 꽃샘추위가 짱짱했던 봄날의 거돈사지!!!


상전벽해로 이름붙였던 그 봄날의 폐사지들을...


방학식 하던날, 봄이 오면 다른 곳에서 근무해야할 동료들과 약속했었습니다.


가을 도피안사로 횡하니 떠났던  그 맘으로 섬강가의 폐사지에 한번 다녀오자고..


아직 태백에서 오지 않은 젊은 친구를 기다리다


기다릴수가 없어 제일 춥다는 오늘 섬강가로 떠났습니다.





반들거리는 길, 14만이나 달려 엔진도 타이어도 모두다  불안한 내 아반테


그래도 무조건 떠났습니다.


눈 속에 꽁꽁쌓인 정겨운 부론마을


(친구 나무의 친정엄마의 친정인 부론면,,50년전과 마을 풍경이 똑같답니다)


파란 하늘과 산과 강이 데칼코마니를 만든 섬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흥원창


아스라이 마을 끝에 보이는 법천사지의 당간지주,


눈속에 파묻힌 연화문 부재들,


王자가 새겨진 잘 생긴 귀부,


용틀음 하는 이수...법천사를 떠나 거돈사까지 내처 달려갔습니다.





거돈사는 늘 꿈을 꾸게 합니다.


귀부 엉덩이에 쌓인 눈을 치우며 천년의 세월을 견디어온 돌들에게 한없는 고마움을 보냅니다.


햇살이 따뜻한날 친구들과 김밥이랑 막걸리랑 천하장사랑 싸갖고 폐사지에 앉아


卍자와 연화문으로 섹쉬함을 자랑하는 귀부 엉덩이도 쓰다듬으며,


천년묵은 느티나무 아래 앉아 해바라기하고 싶습니다.


개울 건너편 폐교에 들어가 고추밭으로 변해버린 운동장도 보고


녹슨 철봉과 키도 재 보고


짝잃은 당간지주 의자에 앉아


이젠 역사의 유믈이 된 국민교육헌장탑도 찾아보고 싶습니다.





늘 고속도로로만 건너던 섬강을 오늘은 고속도로를 바라보며 건넜습니다.


몇해전 섬강에 추락한 버스에 주말 부부인 남편을 만나러 오던 평창의 젊은 여선생님이 아들과 함께 타고 있었지요.


서울의 남편이 평창으로 갈 차례였는데, 사소한 부부싸움으로 아내가 길을 떠났었다고


곽재구의 내가 사랑한 세상에 써 있었습니다.


아내와 아들의 49제를 지내고 남편도 곧 그 뒤를 따랐지요.


늘 섬강을 건너 경기도 땅으로 들어서면 그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나와 같은 시기에 대학을 다녔을 내 친구의 친구였을 정인...그들의 명복을 빕니다.





항상 섬강가 문막 폐사지의 여행의 마무리는 보배네집입니다.


여주에서 양평으로 국도변에 오금리란 동네가 있고 그 동네에서 보배란 상호를 쓰는 집이 열 몇집인데,


제가 늘 들리는 집은 오금리 비석에서 골목끝까지 들어간 구보배집입니다.


제일 비싼 주먹만한 황해도식 김치만두가 열다섯개에 오천원, 두부, 메밀묵, 보리밥 등이 있는데,


전 좀 많이 시켜서 늘 만두는 싸옵니다.


오늘은 동치미를 세사발이나 먹고 방문 5주년 기념으로 동치미를 싸달라고 졸라 얻어왔습니다.


동치미 속에 삭힌 고추를 띄워주는데 오늘은 웬일인지 없었습니다.


고추를 열다섯가마 삭혔는데, 열세가마를 버려서 올해는 고추가 귀하답니다.


5년전 잠시 직장을 쉬고 있을 때 발견한 보배인데,


가끔 토요일 오후 고속도로를 달려 일부러 만두먹으로 가는 곳입니다.





*섬강가 폐사지 가는길


영동고속도로 여주와 문막사이에 있습니다.


전 문막 나들목에서 좌회전한후 법천사지, 거돈사지, 섬강가, 보배네집 순으로 코스를 잡습니다.


시간에 여유가 있으면 아예 여주의 고달사지까지 폐사지로만 하루를 채울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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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론에서 길을 잃다





                         김 윤 배





부론은 목계강 하류 어디쯤


초여름 붉은 강물을 따라가다 만난 곳이니


하류의 작은 마을일 것이다


가슴에서 나는 강물 소리를 들으며


가을 건너고 겨울 건넜다


나는 그 긴 계절을 부론에 머물고 있었다


부론에 눈발 날리고 까마귀들이 날았을 때


부론의 붉은 하늘이


언 강 껴안고 울고 있는 것을 보았다


목계강은 겨울 내내 쩡쩡 소리를 내며


부론을 불렀으나


부론은 강물 향해 나아가지 않았다


강물 가득 부론 담았던 목계강은


더 깊은 소리로 부론을 불렀다


부론은 지상에 없었다 부론은


내 가슴에 남아 쓸쓸히 낡아갔다


나는 부론을 떠나고 싶었으나


지상에 없는 부론은 출구가 없었다


나는 부론에서 길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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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따라
아들 셤 공부하는데 너무 졸리다기에
나도 좋은 엄마가 될 수 있다는걸 증명해 보이려고
안자고 있습니다. 댓글 추천하기(0)
19년전

격물치지
좋은 엄마 맞습니다. ^^
그래도 그렇게 부담을 주시다니..크~ 댓글 추천하기(0)
19년전

healthy123
우리 어머니도 제가 시험공부할땐 같이 안자고 계십니다. 댓글 추천하기(0) 18년전
반지의상처
바람따라님의 안내로 섬강폐사지를 너무 잘 다녀왔습니다.
고맙습니다.
(2006-2-25 16:5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