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가을이면 은행나무 은행잎이 노랗게 물드는 집
해가 저무는 날 먼 데서도 내 눈에 가장 먼저 뜨이는 집
생각하면 그리웁고
바라보면 정다운 집
어디 갔다가 늦게 집에 가는 밤이면
불빛이, 따뜻한 불빛이 검은 산 속에 살아 있는 집
그 불빛 아래 앉아 수를 놓으며 앉아 있을
그 여자의 까만 머릿결과 어깨를 생각만 해도
손길이 따뜻해져 오는 집
살구꽃이 피는 집
봄이면 살구꽃이 하얗게 피었다가
꽃잎이 하얗게 담 너머까지 날리는 집
살구꽃 떨어지는 살구나무 아래로
물을 길어 오는 그 여자 물동이 속에
꽃잎이 떨어지면 꽃잎이 일으킨 물결처럼 가 닿고
싶은 집
샛노란 은행잎이 지고 나면
그 여자 / 아버지와 그 여자
큰오빠가 / 지붕에 올라가
하루 종일 노랗게 지붕을 이는 집
노란 집
1.(나)의 시적 화자가 처한 상황을 가장 잘 추리한 것은?
①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때문에 절망감에 빠져 있군.
② 사랑하는 사람을 원망하며 고향을 떠나려 하고 있군.
③ 사랑하는 사람과 한 마을에 살면서도 무척 그리워하고 있군.
④ 사랑하는 사람과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군.
⑤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배신을 당했지만 자신의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있군.
2. '문학의 밤' 행사 때 (나) 시를 낭송하고자 토론한 내용이다.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밝고 활기찬 목소리로 낭송해야겠어.
② 빠른 속도감이 느껴지도록 낭송해야겠어.
③ 전체적으로 어두운 느낌이 들도록 낭송해야겠어.
④ 하소연하는 듯한 간절한 목소리로 낭송해야겠어.
⑤ 애틋한 그리움이 느껴지도록 나지막하게 낭송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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