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악기와 도깨비 -
(1)
옛날 옛날 하늘나라에 '천둥 지팡이'와 '바람 부채', 그리고 '비 바가지'와 '구름 주머니'를 가진 네 도깨비가 살았어요. 네 도깨비는 자신들이 가진 재주를 이용해서 땅에 사는 사람들을 보살펴 주었답니다.
(2)
그래서 사람들은 언제나 하늘을 향해 "감사합니다."라고 말했지요. 그런데 도깨비들의 마음속에 조금씩 우쭐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저건 나에게 감사하는 거야. 내가 구름으로 그늘을 만들어 주었으니까"
"아니야. 내가 바람을 일으켜 주었기 때문이야."
"아냐 아냐. 내가 천둥 소리로 늑대를 쫓아 주었기 때문이야!"
"아니라니까, 내가 비를 일으켜 주었기 때문이야. 역시, 내가 최고야 !"
(3)
서로 다투던 도깨비는 누가 힘이 센가 겨루기를 했어요. 먼저 천둥 지팡이를 가진 도깨비가 '꽝꽝' 하늘이 금이 가도록 무섭게 내리쳤어요. 사람들이 모두 깜짝 놀라 기절했답니다.
(4)
그러자 바람 부채를 가진 도깨비가 쇠부채를 마구 부쳤어요. 땅 위의 집과 나무와 짐승과 사람이 모두 날아다니며 무서워 엉엉 울었어요.
(5)
그런데 이번엔 비가 마구 퍼부어 온 세상을 물바다로 만들어 버렸답니다. 비 바가지를 가진 도깨비 때문이었죠.
(6)
"자 비켜 봐. 이번엔 내 힘을 보여 주지." 구름 주머니를 가진 도깨비가 시커먼 솜을 꺼내서 하늘을 온통 덮어 버렸어요. 온 세상이 캄캄한 밤이 되었지요.
사람들은 모두 하늘을 원망하게 되었죠. 땅 위에는 웃음소리가 사라지고 말았어요.
(7)
이 사실을 알게 된 옥황상제는 화가 머리 끝가지 났답니다.
"이놈들! 너희들이 가지고 있는 보물들을 이리 내놓아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