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설명]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1~3)
늦은 아침을 끝내고 마음 사람들이 모두 돌아갔을 때, 할머니는 다시 가마솥에 기름칠을 하셨다. “할머니, 왜 가마솥에 기름칠을 하시는 거예요?” 할머니께서는 내 물음에 아버지를 쳐다보며 허리를 펴셨다. “이렇게 큰 가마솥은 말이다, 늘상 쓰는 냄비나 양 은솥과는 다르단다. 큰일이 있을 때 쓰는 솥이란다. 세상일이라는 것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법 이거든. 굴렁쇠처럼 잘 굴러가기만 한다면 아무런 문 제가 없지. 다음 큰일을 위해서 이렇게 기름칠을 해 두는 거란다. 녹슬지 말라고 말이다. 가마솥이 없어 봐라. 큰일이 있을 때 어떻게 될지……. 양은솥이나 냄비로는, 어유, 어림도 없다.” 정말 오랜만에 아버지의 입가에서 잔잔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득, 드륵, 드르륵…….” 기름칠을 마친 할머니께서 가마솥을 끄셨다. 아버지 께서 얼른 가서 가마솥을 드셨다. 할머니께서는 말리 지 않으셨다. 그렇다고 아버지께만 솥을 맡기지도 않 으셨다. 나도 할머니와 아버지 옆에서 가마솥을 들었 다. 미끌거리는 느낌이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쇠의 묵직한 느낌이 기분 좋게 다가왔다. 언제 오셨는지 어 머니께서도 가마솥을 들고 계셨다. 누나도 옆에서 거 들었다. 할머니만 빼고 우리 모두는 게처럼 옆으로 걸었다. 옆으로 엉금엉금 걷는 모습이 우스웠는지 누나가 까 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누나의 웃음에 전염이 된 듯 할머니께서도 아버지와 어머니께서도 허허, 하하, 호 호 웃음을 터뜨리셨다. 나도 괜히 누구보다 큰 소리로 웃었다. 큰 입을 벌린 가마솥도 함께 웃는 것 같았다. 온 식구가 같이 가마솥을 들어서인지 검고 우직한 가마솥은 하나도 무겁지 않았다. 가마솥으로 지은 고 봉밥 한 그릇을 다 비워서 그런지도 몰랐다.
01. 할머니께서는 가마솥이 어떤 때에 쓰인다고 말씀하셨습니까? ( )
02. 할머니께서는 세상일을 무엇에 빗대어서 말씀하셨습니까?
① 가마솥 ② 굴렁쇠 ③ 양은솥 ④ 고봉밥 ⑤ 들판에 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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