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장 혁명적 대연계 (차오원쉬엔,『빨간 기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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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마치 물이 말라가는 연못처럼 변해갔다. 연못 가득하던 물고기들은 푸른 등을 내 보이며 우왕좌왕하다 조금이라도 물이 고여 있는 곳이 보이면 쏜살같이 그곳을 향해 헤엄쳐 가게 마련이고, 그러면 그곳에는 가늘고 긴 물고기떼 줄이 만들어지곤 한다. 놀라서 허둥대는 물고기와 세상 사람들 사이에 차이가 있다면, 사람들은 흥분과 격정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데 반해 물고기는 그렇지 못하다는 데 있을 것이다.
그해 가을 우리는 소기평 선생을 중심으로 십여 명씩 짝을 지어 혁명적 대연계 (문화혁명기(1966~1976)는 일종의 사회 운동 형식을 갖추었다. 먼저 학교에서 일기 시작한 불길은 여러 분야의 사람들에게까지 번져 갔고, 사람들은 각자 자신이 몸담고 있던 직장을 떠나 다른 도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혁명에 직접 참가하거나 혁명 인사의 생가나 혁명지를 방문하기도 했다. 예컨대 모택동의 생가를 방문하거나 중국 공산당 중앙 위원회 소재지 등을 방문하는 식이었다. 대연계는 바로 서로 왕래한다는 뜻으로 그 기간 동안 교통편은 모두 무료로 제공되었다. 각지에서 대연계 무리를 접대하는 기관이 따로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전국 방방곡곡에서 모두가 참가했었다-역자) 에 참여키로 결정했다. 비록 늦은 감이 있었지만 우리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태어나서 지금껏 몇십 리 밖에 있는 현(縣)에 나가본 것이 고작이었던 나로서는 더 멀리에 있는 외부 세계는 단지 내 상상 속에서만 가능했던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