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십 년 몇백 년도 넘어 아버지도 할아버지도 올려다보았던 정자 나무.
때로는 수많은 손으로 가만가만 부채질하며 서늘한 바람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때로는 아스라한 하늘 속으로 긴 팔을 뻗어 하얀 구름을 붙들어 두기도 하고,
때로는 온몸으로 팔을 휘저어 검은 구름덩이들을 분주히 쓸어 내기도 하면서,
정자 나무는 산처럼 산처럼 그렇게 서 있었다.
소나기라도 퍼붓는 날이면
온몸으로 비를 막으며
어머니처럼 따사롭게 우리를 감싸 주던
마을 앞
정자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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