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소설집 ‘아홉 켤레 구두로 남은 사내’ <문학과 지성사> 간행
1. 줄거리
(20평)짜리 주택에 세 들어 사는 동안, 우리 부부는 가난한 이웃들이 보여 준 우리 '선생 댁'에 대한 동경과 지나친 관심을 감당하기 어려웠고 또, 몇 푼 안 되는 과자 부스러기로 가난한 애들에게 못된 일을 시키는 아들의 비뚤어진 행동이 걱정되어 무리하게 (성남)의 고급 주택가에 집을 마련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재정상의 무리를 다소나마 메워 볼 생각으로 방을 하나 세놓게 되었는데, 권씨 가족이 이사를 왔다. 그것도 전세금 20만원 중 (10만)원은 아예 내지도 않았고, 게다가 두 명의 자식 외에 뱃속에 또 한 명이 자라고 있었다.
(출판사)에 다니던 권씨는 집 장만을 해 볼 생각에 철거민 입주권을 얻어 광주 대단지에 (20평)을 분양받았으나, 땅값·세금 등을 감당하기 어려운 형편이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소요를 일으키게 되었는데 권씨가 이 사건의 주동자로 몰려 (징역)을 살다가 나왔다는 것이다.
그는 가난한 살림에도 자신의 (구두)만은 소중하고 깨끗하게 닦는 버릇이 있었다. 얼마 후 권씨 아내가 애를 순산하지 못해 수술을 받을 처지가 되었다. 권씨가 '나'에게 수술 비용을 빌려 달라고 (절박)하게 부탁했으나 '나'는 그것을 거절한다. 그러나 뒤늦게 자신의 (이중성)을 뉘우친 '나'는 권씨 아내가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주었다. 이런 사실도 모른 채 권씨는 그날 밤 '나'의 집에 강도로 침입했다. '나'는 그가 권씨임을 알아차렸고 되도록 그를 안심시키는 쪽으로 행동했으나 정체가 탄로난 것을 안 권씨는, "그 따위 (이웃)은 없다는 걸 난 똑똑히 봤어! 난 이제 아무도 안 믿어!" 하면서 사라져 버린다.
(아홉) 켤레의 구두만 남긴 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