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정치이념 논쟁
날로 깊어가는 경제침체와 살벌한 정치대결로 국민의 마음이 차갑게 얼어 붙고 있는 이때에 정치사상이나 이데올로기를 논한다는 것은 부질없는 사치라고 지적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근래에 자유주의를 비롯한 정치이념에 대한 관심이 단편적으로나마 되살아나는 징후가 보이는 것을 무시해 버려서는 안 된다.
살아 숨쉬는 이상적 정치는 영혼과 지성을 필요로 한다. 그러기에 우리 사회가 어떤 가치를 어떻게 지키고 지향할 것인가를 체계적으로 탐구하는 정치이념의 모색이 한국정치에서 복원되기를 우리는 목마르게 기다려왔다.
산업화와 민주화에 일단 성공했으면서도 성취감에 못지않게 허탈감에 싸여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이때야말로 우리의 공동체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갈 것인가에 대한 정치이념 차원에서의 진지한 국민적 대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하겠다. 그것은 곧 진흙탕에 빠진 한국정치를 순화시키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 정치발전에 약이 되게 하자
다만 자유주의나 사회주의를 포함한 정치이념에 대한 논의는 이에 임하는 당사자들의 자세에 따라 정치발전을 위한 약이 될 수도 있고 정치퇴화를 몰고 올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성의 광장에서 차분히, 그러나 열정적으로 이뤄지는 이념논쟁은 민주사회 발전에 좋은 약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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