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구술 출제 범위의 기본 원칙
구술 시험은 인성/가치관/종합적 사고력의 측정에 그 기본 목적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교과와 달리 비교과 시험이 출제 범위가 없다는 데 곤혹스러움을 느낍니다. 물론 비교과가 특정한 출제범위가 없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출제원칙에 따라 빈출 주제는 있기 마련입니다. 이 주제의 범위를 간략히 정리해 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 비교과에서 다루어지는 문제들을 잘 살펴보면 결국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들이 무엇이고 그 극복 대안이 무엇인지 묻는 문제가 다수를 차지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문제들이 단적으로 드러난 현상들을 주 소재로 삼고 있습니다. 그런데 구조적인 문제들을 알기 위해서는 구조 그 자체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요즘 학생들은 가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구조적으로 정의하자면 무엇이라 부를 수 있는가? 라고 물으면 정보화 사회요 이런 답을 가장 많이 합니다. 정보화라는 경향은 이제 막 생겨나기 시작한 패러다임이고 아직 한 나라 안에서 보나, 세계적 차원에서 보나, 인간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면에서는 그보다 상위 개념이라 할 수 있는 자본주의에 비하면 조족지혈입니다만 워낙 정보화에 대한 얘기를 많이 듣다 보니 기계적으로 그러한 답이 나오는거죠. 사실 학생들이 스스로 사고할 기회가 많지 않다 보니 대부분 학교나 미디어에서 하는 주장이나 말들을 답습합니다.
현대 사회는 크게 보아 자본주의, 민주주의, 자유주의, 이성주의라는 구조를 갖추고 있는 데 이 구조들은 각각 그 고유의 딜레마를 안고 있습니다. 우리야 마치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이 구조들과 함께 살아왔지만 이 구조들이 역사적으로 보편적으로 계속 존재했던 것도 아니고 더구나 완벽한 구조인 것은 전혀 아닙니다. 대표적인 것들만 한두 가지만 예로 들어보죠.
자본주의: 빈익빈 부익부와 불평등의 문제. 환경파괴와 인간소외 문제. 합리성과 효율성의 역기능 문제
민주주의: 다수성이 진리성을 보장하지 못함에도 다수결로 모든 것이 결정될 수 있다는 문 제. 또 언제나 중우정치의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문제.
자유주의: 개인 이익과 공동체 이익의 갈등상황 상존. 공동체 윤리 및 가족의 해체
이성주의: 서구적 의미의 도구적/수학적 합리성이 갖는 편협성의 문제. 문화 절대주의적 요소의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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