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집권’은 안된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지난 21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
“첫째, 한나라당은 과연 유능한가? 1997년 외환위기 사태 때 한나라당이 집권당이었는데 국가부도 사태를 맞았다. 한나라당은 어떤 정책 대안을 갖고 있는가? 둘째, 제1야당으로서 국정운영 전반에 대해 상당한 책임이 있는 것 아닌가?”
대답은 이렇게 나왔다. “우리 때문에 국정이 잘못된 것은 없다.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있다.”
두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추가 질문이 없어서인지, ‘국가부도 사태 책임’ 부분은 그냥 넘어갔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9일 전 같은 장소에서 한나라당 무능론을 들고 나왔다. “지난 10년은 무능한 과거 정권, 즉 한나라당이 집권했을 때 저지른 아이엠에프 재앙을 뒷감당한 시기였다.”
김 의장의 한나라당에 대한 공격은 ‘유능-무능 논쟁’을 벌여보자는 의도였다. 하지만 싸움은 벌어지지 않았다. 하긴 집권여당 대표가 지금 야당과 ‘능력’을 놓고 논쟁을 벌이겠다는 것 자체가 무모하다. 야당의 공격이 아니더라도, 김 의장 스스로 “민주개혁 세력은 국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에서는 무능했다”고 고백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현정권에 대한 민심은 악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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